[이슈플레이스] ①챗GPT 활용 세미나…"기업의 해결 과제와 챗GPT의 한계 이해가 우선"

이찬주 기자 승인 2023.03.15 09:33 | 최종 수정 2023.03.20 14:06 의견 0

전 세계적으로 챗GPT 열풍이다. 챗GPT의 인기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며 신기술을 마주한 기업에 필요한 자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기업의 챗GPT 활용과 사업혁신 전망 세미나'를 주최한 데브멘토 이병희 CEO (사진=이찬주 기자)

작년 11월에 공개된 챗GPT는 범용성과 혁신성을 주목받으며 출시 2개월 만에 월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

스위스의 유명한 투자은행 UBS는 발표 보고서를 통해, 챗GPT의 2023년 1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챗GPT는 문장의 정합성과 논리성을 추측하고 매칭해가는 것에 주안점을 둔 생성 AI로, 대형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의 대표적 사례다. 기존 챗봇과 가장 큰 차이점은, 개발자가 정답 문장을 만들지 않아도 문장 데이터를 제공해주기만 하면 스스로 학습하여 결과 품질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유아가 책을 보면서 문장력을 자연 습득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챗GPT는 개발 코드 작성이나 콘텐츠 제작, 논문 작성과 같은 교육 분야 등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어 AI계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에 다양한 기업에서는 챗GPT로 대표되는 초거대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지 주목하고 있다.

14일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IT포털 데브멘토는 '기업의 챗GPT 활용과 사업혁신 전망 세미나'를 개최해, 초거대 AI 기술을 기업의 업무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변화의 관점으로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수석연구원 (사진=이찬주 기자)

김태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수석연구원은 'chatGPT는 혁신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챗GPT의 잠재력과 한계, 올바른 활용 방향성을 발표했다.

그는 챗GPT가 단기간에 사용자들을 열광시킨 이유를 ▲누구나 무료로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대화형 질의로 광범위한 분야의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라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챗GPT가 국내 생성 AI 시장에 거대한 메기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아이폰 출시로 비관적이었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역으로 생존을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처럼 이번 챗GPT도 국내 초거대 AI 시장의 촉발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하이클로바 기반의 서치GPT, 카카오는 KoGPT로 한국에 최적화된 생성 AI 서비스에 출사표를 던졌다.

■ 혁신적인 챗GPT가 안고 있는 현실적 과제 4가지

김 수석연구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챗GPT가 비즈니스에 활용되며 새로운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부정적인 이면과 한계 또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챗GPT가 해결해야 과제를 ▲기능적 ▲윤리적 ▲비용적 ▲환경적 측면에서 정리했다.

먼저 챗GPT의 기능 면에서 '신뢰성'을 언급했다.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막상 내용이 잘못되었거나 무의미한 내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역시 "중요한 일에 챗GPT를 의존하는 것은 실수다. 진실성 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챗GPT는 대답을 찾는 개념보다는 말을 잘하는 개념을 발달한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면서, 챗GPT 답변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사용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윤리적 측면에서는 사용자의 개입 가능성이 강점이자 취약점이라고 바라봤다. 챗GPT는 혐오적이거나 차별적 내용이 포함된 질문에 우회적인 답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챗GPT는 사용자의 피드백으로 강화 학습이 이뤄진다. 즉, 피드백을 제공하는 사용자가 편향적이라면 편향된 정보가 학습될 소지가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챗GPT의 강화학습 방식 때문에 완전한 중립성을 확신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챗GPT 운영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 역시,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위해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남아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의 발표에 챗GPT 검색 1회당 비용은 약 2센트다. 25원꼴이지만 1억 명의 사용자가 하루 평균 1회씩 검색한다 가정하면 한 달에 75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2월 10일 유료서비스 'chatGPT Plus'를 출시하고 3일 만에 유료 버전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으나, 서비스 유료화만으로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챗GPT는 서비스의 일종이다. 서비스 사업은 빠른 사용자 확보보다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이 중요하다. 따라서 대규모 데이터를 관리 운영하는 데에 따르는 비용 부담을 해결할 수익화 고민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지막으로 환경적 측면의 과제가 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 AI를 가동하려면 많은 양의 탄소가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이 진행되는 가운데 생성 AI 서비스로 인한 탄소 발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기업과 사회가 더 고민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김태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수석연구원 (사진=이찬주 기자)

■ 기업의 신기술 도입, 고객의 니즈 반영 없인 '속 빈 강정'

김 수석연구원은 기업이 챗GPT를 도입하기 전에 기업이 가진 해결 과제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단순히 트렌드여서 신기술을 도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사 고객의 니즈가 반영되지 않은 기술은 무쓸모가 될 수 있다. 고객이 관심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회의적인 경우도 많다. 이는 기술 초반의 불완전성을 성급하게 평가하는 것도 기인한다. 하지만 신기술의 출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때마다 배타적인 태도로 신기술을 바라본다면 올바른 방향성을 논의할 시간만 지체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챗GPT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에 "기술이라는 도구는 선과 악이라는 방향성이 없다. 사용자가 어떤 분야에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할 뿐"이라고 말하면서, 신기술의 장점과 한계를 객관적으로 보되, 혁신의 도구로 작용하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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