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올케팅 대표 (사진=디지털마케팅뉴스 DB)
올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복합 상황을 두고 많은 기업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를 피하기 어렵다고 예고했다. 엔데믹으로 업황 회복을 기대했던 패션 업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패션 온라인 쇼핑몰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는, 포화상태에 이른 경쟁 시장에서 선택받기 위한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광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패션 전문 광고대행사 올케팅의 이진우 대표는 "이런 때일수록 '상품'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제일이고 그에 따른 마케팅이 수반돼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는 위기 대응의 돌파구로 '새로움' '차별화'를 쫓기 전에, 패션 쇼핑몰의 본질인 상품 관리와 고객 경험이 탄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이유로 광고 집행 외에 광고주의 도매 관리 및 고객 관리까지 관여한다는 패션 광고대행사 올케팅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근무 중인 올케팅 직원들 (사진=디지털마케팅뉴스 DB)
■ 대행사가 도매처 관리까지? "광고 성과를 만드는 '신뢰 확보'에 투입된 것"
엔데믹과 S/S 시즌 맞이 등 패션과 관련한 소비가 증가할 수 있는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기 침체라는 부정적 상황이 상충하는 때이기도 하다. 실제 패션 쇼핑몰 사업자들의 현황은 어떨까.
이 대표는 광고주들의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아직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저하는 나타나지 않으며, 오히려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작년에는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면서 심리적 타격이 더 컸던 해다. 외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매입가가 올라가니 보세 의류임에도 가격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었고, 수요만큼 재고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아서 우리 광고주들도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그에 비해 현재는 환율 급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낮고, 엔데믹으로 중국과 베트남 등 통한 물류 확보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오히려 작년보다 나을 것으로 본다."
경기 침체기에 쇼핑몰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중요 조건을 꼽자면 '재고 확보'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쇼핑몰이 포화상태인 요즘 같은 상황에 재고 확보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소비자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기업의 현금 흐름이 둔화하면 도매처는 재고 조절에 난항을 겪는다. 그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상품의 생산 및 제공량을 줄이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쇼핑몰 측에서 도매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상품을 확보하지 못해서 마케팅을 하고도 판매를 못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보세 패션 쇼핑몰에서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보세 의류는 어떤 상품이 인기 있다 싶으면 여러 쇼핑몰에서 한꺼번에 판매되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광고 성과가 좋아서 주문이 늘어도 정작 도매상으로부터 재고를 확보받지 못해 배송이 지연되거나 환불해주는 상황을 겪는 사업자들이 있다. 배송 이슈는 쇼핑몰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와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안정적인 배송까지 완수해야 비로소 광고의 성과를 얘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유로 올케팅에선 광고주의 도매처 관리까지 관여한다.
"패션 쇼핑몰 광고 대행을 하다 보니 잘 팔리는 상품이어서 광고를 공격적으로 하고 주문량을 늘렸는데, 정작 재고 확보가 안 돼서 배송이 지연되거나 환불해주는 상황을 꽤 겪었다. 당장 매출도 타격이지만 쇼핑몰에서 배송 이슈를 겪은 소비자는 그 업체에 신뢰를 잃는다. 신뢰가 없는 소비자에게 재방문·재구매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는 결과적으로 광고 효율 저하로 이어진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광고대행과 쇼핑몰, 도매처가 따로 움직여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광고 집행의 강약을 조절하고 적절한 이슈 대응을 하기 위한 일환으로 올케팅 직원들도 도매처 관리를 하고 있다"
'쇼핑몰에서의 고객 경험은 광고 성과로 직결된다'는 올케팅의 방향성은 오전/오후 교대 근무 시스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의류 쇼핑몰은 저녁 시간대에 거래가 많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저녁 시간대에 집행되는 광고로 발생한 거래에서 이슈가 생길 수도 있고, 쇼핑몰 상황에 따라 즉각적인 광고 변화가 필요할 수도 다. 이 같은 대응은 9-6시에 국한된 근무에서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올케팅은 교대 근무제로 쇼핑몰 거래 현황과 광고 이슈를 실시간 관리한다.
이진우 올케팅 대표 (사진=디지털마케팅뉴스 DB)
■ "광고 최적화 기간? 소비자와 외부 환경의 빠른 변화를 맞춰가는 게 진짜 최적화"
앞서 소개된 수준의 광고주 관리라면 일정 금액 이상 쓸 수 있는 광고주만 계약 체결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소액 광고주도 제법 있다면서, 얼마를 쓰느냐보다 대표자의 협업 의지와 노력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답했다.
그는 "쓰는 돈이 많아도 사업자가 협업의 의지가 없고 영업 이익 개선에 대한 수행 노력이 없으면 대행사로서도 결과를 만들어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올케팅 자체가, 작지만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쇼핑몰들을 성장시킨 노하우를 축적하며 지금까지 온 회사임을 강조했다. 덧붙여 "작은 쇼핑몰과 함께 성장해온 경험이 많기 때문에 올케팅에서는 금액을 기준으로 광고주를 선별해 받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소액 광고주가 사용하는 광고비에 대해서는, 신규 패션 쇼핑몰 사업자 기준으로 최소 일 5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를 권장한다고 했다. "일 5만 원 정도는 되어야 2개 정도의 소재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단, 실시간 광고 성과를 보면서 변화를 빠르게 주기 때문에 월 예산을 책정해서 안내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광고에 변화를 주기 때문에 일 예산을 제안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다. 광고 채널마다 최적화 기간이란 것이 존재하고 이 때문에 최적화가 되기 전에 광고 세팅을 수정하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 마케팅 업계에는 일반화된 정보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수많은 광고 대행을 해오면서 축적한 경험과 데이터에 의하면, 광고 초반에 성과가 안 나오면 끝까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변화 속도가 빠른 패션 업종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이런 업계에서 초반에 성과를 못 내는 광고를 며칠씩 지켜보기보다 빠르게 새로운 소재로 테스트하고 고객의 반응을 더 끌어내는 방향을 찾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전했다.
상품 관리와 고객 신뢰 확보라는 패션 쇼핑몰의 '기본'에는 변함이 없어야 하지만 그 외에 외부적인 환경 대응은 유연하고 신속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사진=디지털마케팅뉴스 DB)
■ "온라인쇼핑몰, 이젠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환상 버려야 할 때"
포화상태에 이른 쇼핑몰 커머스 시장은 예전처럼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거두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런데도 여전히 상대적으로 '힘을 덜 들이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경제적 자유의 통로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많은 쇼핑몰 사업자와 일해 온 이 대표는 "지금은 막연한 기대만으로 뛰어들면 안 되는 시기"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의 자본금 ▲세금 및 사업 운영 관련 학습 ▲기본적인 마케팅 학습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쇼핑몰 오픈에서 소액으로 노출 광고 구좌를 확보할 수 있었고, 돈을 내지 않고도 상품 샘플을 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수많은 판매처들이 경쟁적으로 광고를 하는 상황에서 일 1~2만 원 정도로는 광고도 어렵고, 심지어 도매에서 샘플을 뗄 때도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요즘 상황이다. 여러모로 신규 사업자가 자리 잡기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초반에 본인 자본금 없이는 시작 자체가 어렵다."
덧붙여 광고 대행을 맡기기 전에 사업자가 직접 운영하면서 감을 익혀볼 것도 권장했다. 어느 정도 광고 채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대행 의뢰도 제대로 맡길 수 있고, 소통이 원활해야 협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사업자 스스로가 본인 사업에 대해 이해를 하고 '직접 광고 운영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대행사와 협업할 때 손해 보지 않는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올케팅 임직원 (사진=올케팅)
■ "단순 광고 대행 넘어 사업 파트너로서의 지원하려 해"
광고 집행을 넘어 광고주의 실제 영업이익이 개선될 방법을 고민한다는 올케팅은, 올해 광고주 지원의 일환으로 '콘텐츠 제작 무상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다양한 광고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광고소재 수급이다. 그런데 광고대행사 측에서는 광고주를 통해 매력적인 사진이나 영상 등의 소스를 제공받는 일이 쉽지 않다. 광고소재가 제한되면 자연스레 광고 세팅 변화에도 한계가 따른다.
이 대표는 "협업이 잘 되는 광고주여도 상품을 매력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사진이나 영상을 충분히 전달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바빠서 찍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진이나 영상도 결국 장비나 인력, 비용이 준비되어 있는가와 연관된 부분이다 보니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효과가 떨어지는 사진과 영상만으로 광고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래서 올케팅은 사업자 측에서 좋은 소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콘텐츠 제작을 일부 지원하기로 했다.
당장은 돈이 안 되는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매력적인 광고소재가 준비되어 광고 효율이 높아지면 결국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광고주의 매출이 증가하면 올케팅도 함께 잘 되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올케팅은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광고주들과 성장하는 것을 지향'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콘텐츠 제작 지원 서비스는 유의미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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